내 로망 중 하나가 서울 한강 공원에서 ‘기계로 끓여먹는 라면’ 먹는 거였다.
근데 아무리 시간을 내도 시간이 나지 않아서 못 먹고 있었다.
심지어 한 2년 전까지 친구들이랑 한강 가서 놀 때는 컵라면만 먹었다.. 바보같이.
그때 왜 안 먹었지? 이 맛있는걸.
MBC <전지적 참견 시점>이나 <나혼자 산다> 같은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이 한강으로 바람쐬러 갈 때마다 기계로 끓여먹는 라면을 먹는걸 봤는데 난 왜 진작 안했지. 한번 맛보고 나니까 더 후회가 됐다.
우선 라면을 먹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.
코로나 때문에 낮에 가면 사람이 많을 것 같고, 그러면 위험할 것 같아서
집에서 무려 8시 30분에 나갔다. 너무 일찍 나갔던 건지 이제 막 매점 아주머니 아저씨가 가게를 정리하고 계셨고 새벽부터 나와서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했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매점 근처로 와서 이것 저것을 먹으려고 하고 있었다.
나는 잽싸게 테이블 펴고! 의자 깔고! 자리 잡고 라면 두 개 시키고!
소세지 시키고! 데우고! 끓이고! 일사천리로 진행했음.
라면은 하나에 2천원인가 했던 것 같고 너무 급하게 먹는 바람에 잘 기억도 안 난다.
소세지는 천오백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물이랑 다 해서 거의 만원 돈 준 것 같다.
좀 비싼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? 전자렌지에 데워먹는 것보다 맛있고 컵라면보다는 진심 100배쯤 맛있었다.
그리고 내가 끓이지 않아도 되니 편하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지.
하나는 신라면으로.
하나는 너구리로 시켰던 것 같다.
한강을 바라보면서 먹으니까 좋았다, 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한강은 보이지도 않았고
혹시나 벌레가 들어갈까 모래가 들어갈까 조심조심하면서 후루룩 먹어치웠다.
다 먹고 나서 한강 보면서 소세지 씹어먹는 기분이 좋았음.
그리고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시야가 탁 트인다는 점도 좋았다.
날씨가 100점은 아니었지만 80점은 했던 것 같다.
나는 이 한강 라면을 먹기 위해 일찍 일어났었지..
조금 민망하지만 라면 먹고 조금 걸으며 소화시킨 다음에는 아웃백 먹으러 갔다.
내가 꼭 먹고 싶었던 게 한강 라면과 아웃백 투움바/립 이었으니까.. 이건 예정된 거니까 돼지라고 볼 수 없다.
무지하게 더운 한여름이 오기 전에 꼭 다시 한강 가서 라면을 먹고 싶다.
친구들이랑도 가고 싶고 가족들이랑도 가고 싶다.
동생들이랑 먹어도 좋을 것 같은데 언제 시간이 될지 모르겠네.
아무튼 여의도 한강공원 라면기계 강력 추천!
대만족!!
다음에 또 가야지!!
라면 만족도 ★★★★★
한강 만족도 ★★★★★
재방문 의사 ★★★★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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